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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거장의 몰락- 이윤택 연출가의 3년전 경향신문 인터뷰를 보고서....



경향신문 15년 3월 27일자 

전문을 보시려면 밑에서 확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2&aid=0002583988


+++중략++++++


Q. 선생님께 연극이란 무엇입니까.

연극은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이에요. 혼자 사는 게 아니죠. 요즘 젊은이들은 개인주의적이에요. 스스로 고립돼 있고 분산돼 있어 서로 만나지 않아요. 굉장히 정직하고 사리분별이 있고 총명하지만 ‘연대’하지는 않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그리고 연극이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연극은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예전에 누군가가 ‘당신은 왜 시를 쓰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제가 ‘시는 외로울 때 쓰는 건데 나는 연극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대답했어요. 시는 혼자서 쓰는 것이지만 연극은 만나야 하는 것이니까요. 많은 젊은이들에게 말해요. “연극을 해라.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연극을 하면 이웃이 생기기 때문이다.”


21세기 가장 큰 문제는 고립이죠. 소통 부재와 고립. 이제는 가족으로도 고립을 모면하지 못하고 할아버지 할머님들이 독거노인이 돼서 죽고 직장을 잃어버린 개인들은 혼자서 싸늘하게 죽어갑니다. 고립분산적인 세대의 비극이에요. 이 비극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공동체이지 않을까. 우리는 다시 모여야 한다, 가족만 가지고는 안 된다, 뜻을 같이하고 생활 감각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옛날 전통이 말하는 ‘두레’, 이웃이 더불어 함께 사는 이상주의적 공동체를 꿈꿔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21세기의 엄청난 분산과 고립의 시대를 통과하지 못할 겁니다.


서로가 같이 살 수 있는, 또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로서 가장 적절한 것이 연극이에요. 그래서 저는 연극을 하고 산다는 것이 참 다행스러워요. (웃음)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이 혼자 살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가 서로에게 손을 뻗치고 소통하려는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Q. 이 시대의 어떤 인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경계인? 방외인(方外人)? 이런 말이 낯설 거예요. 옛날에는 성안에 사는 사람과 성 밖에 사는 사람이 나뉘어져 있었어요. 성안에 사는 사람들은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 지금으로 말하면 수도권, 서울 중앙에 있는 사람들을 말하죠. 성 밖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으로 보면 지방에 사는 사람들로 볼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지방과 서울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러니까 경계인이예요. 중앙과 지방을 잇는, 둘을 왔다 갔다 하는 경계인. 장르도 그래요. 연극이면 연극, 국악이면 국악, 무용이면 무용, 이렇게 서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장르를 넘나드는 경계인이죠. 제가 하는 연극은 현실과 꿈을 왔다 갔다 합니다. 그러니까 현실과 꿈의 경계인이기도 하죠. 이러한 경계인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Q. 삶의 원칙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은 행하지 않는다.” 제가 크게 깨달은 거예요. 젊을 때 저는 실수를 많이 했어요. 거짓말을 많이 했죠. ‘자신이 없는데 자신이 있다’고 해서 잘못한 경우도 있었고 ‘그래, 내가 그걸 해줄게’라고 해놓고서 못 해주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을 계속 행하려고 하니까 실수가 생기고 실없는 인간이 되고 거짓말쟁이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서른다섯 살부터 이치에 닿지 않는다 생각할 때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뒤돌아보니까 남는 게 뭘까 생각이 들어요. 결국 남는 건 돈, 명예 이런 게 아니고 ‘기억’이에요. 좋은 기억이 많으면 부자고 나쁜 기억이 많으면 그게 부채입니다. 그런데 저는 되돌아봤을 때 좋은 기억이 많아요. 이유를 생각해보니까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은 안 하려고 했으니까 다행스럽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성공한 인생이라고 보거든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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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의 인물인 이윤택 연출가의 3년전 인터뷰이다.

마지막 삶의 원칙에 대한 질문의 답변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은 행하지 않는다." 

란 원칙으로 서른닷섯 살 부터 살려고 노력했다고 했는데 그 노력이 너무 약했던 것 같다.

 또한 

"제가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뒤돌아보니까 남는 게 뭘까 생각이 들어요. 결국 남는 건 돈, 명예 이런 게 아니고 ‘기억’이에요. 좋은 기억이 많으면 부자고 나쁜 기억이 많으면 그게 부채입니다. 그런데 저는 되돌아봤을 때 좋은 기억이 많아요. 이유를 생각해보니까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은 안 하려고 했으니까 다행스럽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성공한 인생이라고 보거든요. 어때요?"

말은 정말 다 맞는 말이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좋은 기억이란 것이 타인에겐 죽음을 생각할만큼 나쁜 기억이었다는 것을몰랐을까... 안타깝다. 한 인간의 삶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공과를 파악하려고 나는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이윤택이 이 사회에 끼친 영향은 과보다는 공이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과에 대해서 당사자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들에게 나쁜 기억을 조금이라고 잊게 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천재 거장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나 자신도 내 기억에는 좋았던 것이 타인에게는 나쁜 기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더욱 더 경계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