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ke 독서

야마오카 소하치 대하소설 - 대망(도꾸가와 이에야스) 2부 12~15권을 시작..

 

1부 총 11권을 완독후 몇일 전부터 2부를 시작해 어제 12권을

완독하고 13권을 시작했는데 조선을 침략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엄청난 전략과 지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 원숭이라

무시하고 놀리는 히데요시,,, 미천한 출신으로 바늘장수나 하던 토요토미 히데요시.

 노부나가처럼 까다로운 천재가 그를 발탁하고 뛰어난 지혜로 계속되는 승진,,,,,

저자가 말했듯이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분명 범상치 않은 천재였을 듯하다.

자수성가한 조그만 회사의 사장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 사장이 되었듯이...

 

13권에 사카이시(오사카 인근 항구 도시) 상인들( 대표적 인물이 고니시 유키나가(소서행장)이

등장하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당시에 조선은 금난전권등 상업을 억압하는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었는 반면 일본은

벌써 100척이 넘는 무역선이 필리핀 루손, 천축등 남방과 무역을 하였고 스페인,포르투갈등 서구의 제국들이 명과 조선등을

지배하기 전에 먼저 조선과 명을 정복해 좁은 일본을 벗어나자는 19세기 대동아 공영론의 뿌리가 될만한 대화가 등장해서 흥미로움.


(13권 히데요시와 상인들의 대화중 흥미로운 부분 발췌)


"치쿠젠 님." 다시 쇼안이 웃는 낯으로 말했다. "다도의 예법을 치쿠젠님이 먼저 어기셨으므로 우리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실은 그런 사소한일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더 중요한 일?" "그렇습니다. 이미일본의 평정은 거의 마무리된 것과 다름 없습니다. 좀더 시야를 넓혀 대국으로 눈을 돌리심이 좋을 듯합니다.

" "대국...이라면 천하를 말하는가?" "그렇습니다." 쇼안은 무릎 위에 얹은 손을 비비면서 말했다. "천하는 일본의 육십여 주 따위의 작은 것이 아닙니다.

조선과 명나라를 위시하여 천축, 남방의 섬, 유럽까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음, 물론 그것이... 천하일테지." "그러합니다. 이것은 모두 하나의 태양 밑에 있는

 나라들,천하를 육십여 주라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 증거로 사카이의 항구에는 아시다시피 남만의 배들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바로 그것일세!"
히데요시가 말했다. "나도 츄고쿠를 정벌할 때 노부나가 공이 시코쿠와 츄고쿠를 주시겠다고 했을 때 거절한 일이 있네." "허어, 그것은 금시초문 입니다."

 "시코쿠와 츄고쿠는 필요치 않습니다. 머지않아 명나라의사백여 주를 얻고자 합니다... 이렇게." 히데요시는 이미 그곳이 좁은 다실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지붕이

떠나갈 듯이 큰 소리로 웃었다. "원이런, 너무도 다도의 예절에서 벗어나는군요." 소에키가 쓴 웃음을 지었다.
"미안하네. 용서하게." 히데요시는 솔직하게 머리를 긁으면서 목을 움츠렸다. "그 천하에 무슨 일이라도 일어 났다는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명나라 관리들이 우리를 왜구라 칭하면서 일본과의 교역을 거부하고 있는동안 에스파냐, 포루투갈 외에 이게레스, 오란다라 일컫는 새로 일어난 나라들이

 천축으로부터 명나라를 향해 속속 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사백여 주에 달하는 명나라도, 그리고 조선도 모두 그들 차지가 될 것입니다.

 도쿠가와를 상대로 고양이  얼굴만한 이 좁은 땅에서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쇼안의 말에 히데요시는 씁쓸한 표정으로 다시 한 번 머리를 긁었다. 
    "쇼안, 자네는 나를 부추겨 이에야스를 위해 무언가를 도모하려하고 있는 것 같군." 눈을 치뜨고 나무랐으나 쇼안은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뭐, 그렇다고...?" "예. 저는 비단 이에야스만이 아니라 사카이 사람과 일본의 모든 백성을 위해,

동시에 치쿠젠 님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 이것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응, 그건 분명히 그렇겠군."
"이제 치쿠젠 님과 돌아가신 우다이진 님의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해야만 할 때... 우다이진 님의 시대에는 우선 일본의 통일이 그 목적의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치쿠젠 님도 그것으로 만족하신다면 후세 사람들이 무어라 하겠습니까? 히데요시는 결국 노부나가의 흉내를 내고 있던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할 것입니다."

 "쇼안." "예." "자네는 서슴없이 과감한 말을 하는 사나이로군." "예. 그런 일 정도로 화를 내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주저하지 않습니다."

 "치켜 세우지 말게."  히데요시는 쏘아 붙이듯이 말했으나, 별로 싫지는 않은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쇼안의 말이 옳아. 후세 사람들은 나를 우다이진 님의 유지를 이어받아 우다이진 님의 흉내만 내는 사나이라고 할 것이 틀림없어. 가령지금 이렇게 차를 즐기고

있는 것까지도 우다이진 님의 흉내라고 한다면 흉내일 수 있으니까. 그렇지 않은가, 소에키?" 소에키는 대답을 않고 설설 끓는 솥의 뚜껑을 닦고 있었다.

 "치쿠젠 님, 좁은일본 땅에서 나는 쌀만 생각하고 백성을 괴롭히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건 그래. 나도 항상 그 일을 생각해왔네."

 "부는 즉 쌀이라고 밖에는 생각지 못하고 한치의 땅이라도 더 빼앗으려고 싸우는, 그런 무장은 이제 치쿠젠 님에 의해 평정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또 치켜 세우는군." "치켜 세우는 것과 큰 뜻과는 다릅니다. 이제는 흙에서 얻는 벼만이 부력은 아니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확실히 알려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15권)


(15권 부터 드디어 조선침략에 대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다도에 빠진 히데요시의 조선 도자기에 대한 관심도 등장.) 


굳이 남에게 지적당하지 않아도 그 역시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일이 몇가지 있었다. 생각해야 할 일은 단지 시마즈 가문에 관한 일만이아니었다.
  히데요시나 되는 인물이 30만에 달하는 대군을 움직여 큐슈까지 진출한이상 그 목적과 의미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었다.
  첫째 목적은 시마즈 류하쿠에게도 말했듯이 큐슈를 명나라, 남만, 조선에대한 선착장으로 삼아야 할 새로운 국가적 견지에서 각자가 소유한 성을 정비해나가는 일이었다.
  이를 하지 않고 돌아간다면 이번 원정은 무의미해진다. 물론 그것은히데요시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나 전쟁의 사후처리라는 관습상으로도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좀더 넓은 견지에서 본다면 '과연 히데요시답다'고 자랑하기에 충분한 견식이 없으면 안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어디까지나 '새로운 일본의 발전을 위해서...
 이러한 한마디로 요약되는일이었다.
  이 새로운 견지에 입각한 견식을 살리는 수단을 강구하고 돌아가는 것이 두번째 목적이었다.
  히데요시는 리큐가 끓여준 차를 마시면서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 고는말했다.
  "음, 그래 거사, 아직 멀었다는 것은 바로 이 차의 맛을 두고 하는말이로군."
  "당치도 않습니다. 리큐가 끓이는 차는 품격이 높습니다. "
  "하하하... 차가 아니라 하카타 항구의 재건을 말한 것일세 ."
  히데요시는 차를 마시고 평소의 습관대로 찻잔을 뒤집어 그 굽의 언저리를 살펴보았다  "이 찻잔도 조선의 것인가, 거사?"
  "그렇습니 다. "
  "이도의 찻잔을 닮아 칸뉴가 정밀하고, 굽도 아주 세련되 었어. 무어라 부르는 찻잔인가?"
  리큐는 조용히 웃으면서 말했다  "이도 찻잔 중에서도 특히 정교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못 보던 것인데 어디서 입수했나?"
  "예 , 츠시마의 소춘 님이 보낸 것입니다 "
  여기까지 말하고 리큐는 왠지 모르게 얼른 어조를 바꾸었다.
  "소품이어서 전하가 애용하실 만한 것이 못 됩니다 그저 여행하실때나..."
  "아니 , 상당한 명품이야. 소 녀석 , 조선과 가까이 있어서 여러가지명품들을 입수하고 있는 모양이군. 거사, 조선이 란 참으로 묘한나라가 아닌가."
  "아닙니다. 모두 명나라 기술이 전래된 것입니다. '
  "거사."
  "예 ."
  "일본이 평정되거든 조선으로 진출해보는 것이 어떨까?"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
  리큐는 웃으면서 손을 내저었다.
  "그보다는 모처럼 여기까지 오셨으니 하카타 나루를 정비하시고, 히 젠,히고에서부터 치쿠고 부근의 천주교 모습 등을 시찰하시면 나중에 참고가되실 것입니다. "
  "으음, 천주교라... 그래, 그것도 좋겠군."
  히데요시는 짓궂은 눈빛으로 말했다.
  "남만을 상대하는 편이 조선을 상대하는 것보다 더 벌이가 좋다는 말이로군. 벌이를 위해서라면 천주교도 알아야겠지. 하하하... 뜻하지 않은곳에서 사카이 상인의 속셈이 드러나는군."
  히데요시의 말이 정곡을 찌르는 바람에 리큐는 저도 모르게 눈길을 내리 깔고 찻잔을 치웠다     히데요시와 리큐의 관계는 미묘했다.
  리큐는 언디까지나 다도를 통한 히데요시의 스승임을 자부했고,히데요시는 리큐에게 3,000석의 땅을 주어 먹여 살리는 사랑하는 친구로여기고 있었다.
  히데요시 정도로 감각이 민감한 자가 사카이 사람들의 희망을 모를리없었다 알면서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그 리큐가 자기의스승으로 자부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스승임을 자부하고 있는 리큐로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기 눈에비치는 히데요시가 늘 불안하여 잠시도 걱정을 놓지 않았다. 히데요시의실패는 그대로 사카이 사람들의 목적이
무산되는 것을 의미하고 일본의발전에 영향을 끼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아니 또 한 가지, 두 사람에게 공통된 성격의 유사성이 언제 어디서나무의식적으로 두 사람을 경쟁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되었다.
  '후세에 이름을 남기자!'
  한마디로 양쪽 모두 이 점에 기를 쓰고 있었다. 히데요시는 불세출의 영웅으로, 또 새로운 일본의 구세주로 영원히 신의 자리에 군림하려 했다. 리큐는 다도와 이것을 둘러싼 문화의 길에서
똑같은 것을 지향하고 있었다  이런 입장에서 보는 리큐의 눈에 요즘 걱정되는 사실이 있었다. 시마즈문제가 해결되어가는 최근에 이르러 히데요시의 눈이 차차 남방에서 조선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리큐는 조선의 찻잔을 내놓은 것을 후회하며 얼른 화제를 천주교 쪽으로 돌렸던 것인데...
  물론 히데요시가 이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 타이헤이 사로 본진을 옳기고 얼마 되지 않아 츠시마 도주토고소사누키노카미 요시시게가사스 시게미츠, 야나가와 시게노부, 윤타니야스히로 등 세 명의 사자를 히데요시에게 보내 묘한 정보를 알리게 된결과였다.
  솔직하게 말해서 지금까지 히데요시가 '조선 출병' 을 입에 올린 것은그 특유의 국내용 거짓 선전이요 허풍에 지나지 않았다. 그 선전과 허풍을소 사누키노카미 요시시게는 진심으로 받아들였는지 앞서의 세사자를 보내말했다.
  "부디 조선 출병의 뜻은 거두시기 바랍니다.
  그리 고는 덧붙였다.
  "조선 왕에게는 절대로 반역의 뜻이 없고,칸파쿠 전하에게 대항하 려는의사도 전혀 없습니다. 제가 자주 왕래하고 있기 때문에 잘 알고있습니다."
  '흥...'
  그때도 리큐는 히데요시의 옆에 있으면서 속으로 웃고 있었다.
사카이에서 자란 리큐로서는 소 사누키노카미 요시시게의 속셈쯤은 빤히례뚫어보고 있었다  '소 녀석 , 자기가 독점하고 있는 교역을 빼앗길 것 같으니까...'
  그런데 소 사누키노카미 요시시게가 보낸 사자의 말에 히데요시는 전혀다르게 반응했다.
  "좋아!"
  히데 요시 가 말했다.
  "그렇다면 출병은 포기하겠다. 그 대신 요시시게는 조선 왕이 내게조공을 바치도록 조치하라, 이 점을 분명히 말해둔다. "
  호리병박에서 말이 뛰어나온다는 말이 있거니와, 소요시시게는 자기만이독점했던 밀무역의 이익을 지키려다 도리어 히데요시의 마음을 정말조선으로 돌리게 한 셈이 되고 말았다.
  리큐는 이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조선에서 시작하여 명나라까지 손에 넣을 수 있을까."
  그 후 히데요시는 종종 이런 말을 하고는 했다. 따라서 지금 히데요시에게 그보다더 매력이 있는 장난감을 마련해주지 않으면...이것이 스승임을자부하는 리큐 거사의 초조함이었다.
        사카이 사람들은 히데요시가 수집하는 정보보다 훨씬 더 상세하게세계의 사정을 알고 있었다.
  조선과의 교역은 고작 소 요시시게 한 사람을 기쁘게 할 정도의이익이었다. 그러나 남방을 통한 교역로는 루손-필리핀), 안남-베트남),샴-타이), 천축으로부터 유럽 전체와 통하고 있었다.
더구나 만일 일본이조선에 뿌리를 낸리면 당장 명나라의 항의를 받게 되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지 게 될 것이다.


++++++++++++++


(이에야스의 덕목중 인내와 더불어 가장 빛나는 것은 역시 검소함이다. 일본 2번째의 권력가인 이에야스의 검소함을 보여 주는 대사.)



여전히 보리밥이었다. 그릇 밑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의 된장 국과야채절임 외에 소금이 잔뜩 뿌려진 마른 정어리가 한 마리 곁들여 있을뿐이었다.
  "때가지나 시장할 것일세 . 사양하지 말고 어서 들게 ."    "황송합니다.
그럼, 먹겠습니다. "
  차야 시로지로는 문득 사카이 상인들의 밥상을 떠올렸다. 남에게 식사를 대접할 때는 아무리 소찬이라고 해도 생선회와 야채볶음 정도는 딸려나오게 마련이었다.
  '이제 다이나곤이 될텐데도 아직 이런 식사를 하시는구나...'
  차야 시로지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히코자에몬은 그렇다 하더 라도마흔여섯 살인 이에야스도 정말로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젓가락을 놀리고있었다.
  '엄격한 선원의 생활과도 비견될 수 있는 것...'
  차야가 알고 있는 한 상인 중에서 이처럼 검소한 생활로 일관하면서 도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을 들 수 있다면 혼아미 코지와 코에츠 부자정도였다.
  코에츠의 어머니 묘슈는 독실한 니치렌 신도였다. 묘슈는 남에게 진귀한견직물 같은 것을 선물로 받으면, 여러 조각으로 잘라 보자기를 만들어자기 집에 출입하는 가난한 기술자의 아내들에게 나 눠주고 자기는 하나도갖지 않았다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닌가...'
  세상에는 묘슈에 대해 이런 소문까지 나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소문에는 개의치 않고 그 자신은 항상 무명옷만을 입었다.
  이에야스에게도 어딘가 이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극단적으로 소비를삼가면서 언제나 비상시에 대비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세상일뿐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밝은 표정은... 하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이에야스가 먼저 말을 걸었다.
        "차야, 인간은 잠시도 방심하면 안 되네 ."
  이에야스의 말이 너무 갑작스러워 차야 시로지로는 젓가락을 든 채대답부터 했다.
  "예 ?"
  그리고는 이에야스를 쳐 다보았다.
  "때때로 나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네 ."
  "예... 그야 물론이겠지요, 저 역시도."
  "그때마다나는 반성하곤 하네.가만히 생각해보면 맛있는 것이 먹고 싶을때는 내가 몹시 피곤할 경우일세."
  "당연합니다. "
  "인간은 피로해져서는 안돼 ."
  "물론 연세가 드시면 자양의 섭취가..."
  "차야, 착각하지 말게 ."
  "예 ?"
  "내가 피곤하다고 한 것은 육체의 피로가 아니야."
  "아,예..."
  "정신의 피로를 말한 것일세,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은 해야 할 일, 곧 목적이 애매해졌을 때라는 말일세."
  "아, 그 말씀이시군요."
  "그래. 육체는 말이지 ,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고 몸을 아끼고 편히쉰다고 해도 백 살도 살지 못해 . 시들 때가 되면 반드시 시드는 것이야.
그러나 정신만은 죽을 때까지 시들지 않게 할 수 있어 ."   차야는 저도모르게 가만히 젓가락을 놓고 자세를 바로했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것은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선원에서 뛰어난 스승 앞에앉아 있는 듯한 심경 이 되었기 때문이다.
  "긴장할 것 없어 . 식사를 계속하면서 듣게."
  "예...예."
  "나는 남의 힘이 고맙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또 고마워하고 있네.
그러나자기 힘의 효력 역시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내 밥상에 맛있 는것이 놓여 있지 않으면 이에야스는 아직 자신만만하여 정신의 피로 를모르고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해주게 ."
  "반, 반가운 일입니다. "
  "잘 대접하지 못하는 핑계로 이런 말을 하게 되는군, 차야."
"산해진미보다 더 고마우신 말씀, 마음의 양식으로 삼겠습니다. "
  "나 역시도 맛있는 것은 맛이 있게 마련일세 ."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
  "가난한 백성들이 있는 한 그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의 사치는 삼가야 한다고 생각해. 백성들도 나도 모두 똑같이 신불의 사랑하는 자식일세 ,"
  "옳은 말씀이십니다 "
  "조금이라도 사치스럽다고 생각되면 그것이 항상 마음의 부담이 되어크게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일세. 어떤가, 이 정도의 밥상이라면 아직 괜찮은 편이 아닐까?"
  차야 시로지로는 비로소 이에야스가 지금 자신의 노고를 치하해주고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야스의 무심은 이 얼마나 엄격한 자기 반성 위에 선 무심이란말인가. 히코자에몬이 아까 무심은 유심 , 유심은 무심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단순한 보통의 무심이 아니었다 
차야는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그 뜨거워진 눈동자 속 에이에야스와는 대조적인 히데요시의 화려한 생활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