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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를 다시 보고...

 

(8월의 크리스마스 한석규/ 심은하에 이어 허진호의 이영애/유지태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쉽게 보고 쉽게 감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봄날은 간다는 그렇지 못했다.

오래전 영화를 보았을때

창피하게도

극장에서 좀 졸았던 기억이...

 

오랜만에 다시 보니 너무 좋았다.

좋은 작품들이 다 그렇듯이..

어렸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새삼 느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는

 상우...

 한번 이혼의 아픔을 겪었고

커피도 아니고 '라면을 먹고가라'고

말할 정도로 이미 세상을 알아버린

은수는

상우의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사랑은 항상 변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봄날은 간다.

 

그리고 사랑도 간다.

 

계절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변하게 되어있다.

 

 아직은 때가 덜 묻은 청년, 

상우는 사랑을 끝까지 붙잡고 싶다.

  할머니가 젊었을 때의

할아버지 사진만을 붙잡고 싶듯이.....

하지만 사랑은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칼날에 베인듯,,, 날카로운 사랑의 상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우가 마지막 장면에서 해맑게  웃을 수 있었던 것은

항상 변하지만 은수와 함께 느끼고 공유했던 바로 그때 그 자연의 순간들을 

녹음기사로서 기계란 매개체를 통해서라도 붙잡음으로써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할머니의 그 사진처럼 어떤 소중한 것을 갖게 되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비록 변화무쌍, 은수와의 사랑이었지만 그의 기억속에선

영원히 빛날 위대한 사랑을 갖게 된 것에 대한 고마움 때문일까???

 

 그는 과연 은수와의 아픈 사랑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고

다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사랑을 할 것인가???

상우가 사랑에 대해 부정적 선입견을 갖기 보다는 

그냥(?)..... 사랑을 믿었으면 한다.

나는 그러하지 못하였으므로...

 

봄날은 간다 !!!

 

하지만


반드시 또 온다 !!!


그리고


또...

 

 

 

영화에 쓰였던

자우림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도 정말 좋지만

개인적으론 장사익의 호소력 때문인지 밑에 노래가 더 여운이 오래 간다.

 

봄날은 간다

노래/작사 김윤아, 작곡 마츠토야 유미, 편곡 조성우


(https://www.youtube.com/watch?v=aGIVx3G_Jac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에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오는것
그건아마 사랑도 피고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인거야
아마도~~


**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것들~~
봄은 또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

 

(봄날은 간다. 1953)

손로원 작사 / 박시춘 작곡 / 장사익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zy9OEjP6w-4)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 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2015.12.04 03:55